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인지 중심적 사고의 작용 양상― 글을 읽는 것은 곧 생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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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중심적 사고의 작용 양상― 글을 읽는 것은 곧 생각하는 일이다

by GUGEORO 2025.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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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단순한 정보 수용이 아니다. 독자는 중심 내용 파악 → 의도 파악 → 비판 → 생산적 대안 제시로 나아가며, 이 전 과정에서 분석, 추론, 평가, 상위 인지가 총동원된다.

 
인지 중심적 사고의 작용 양상

― 글을 읽는 것은 곧 생각하는 일이다


1. 읽기는 ‘정보 받기’가 아니라 ‘사고(思考) 과정’이다

우리가 글을 읽는다는 것은 글자의 의미를 해석하는 단순 행위가 아니다.
독자는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사고를 동시에 사용한다. 이 사고 과정은 교육적으로 단계화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학생에게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생각이 어떤 수준인지”를 자각시키고 지도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도 이 점은 이미 체계화되어 왔다.

  • 2015 개정 독서 교육과정은 독해 과정을
    사실적 읽기 → 추론적 읽기 → 비판적 읽기 → 감상적 읽기 → 창의적 읽기
    로 구분한다.
  • 제시된 자료(연구자 설명)는 이를 인지 작용 측면에서
    중심 내용 파악 → 의도·목적 파악 → 비판적 이해 → 생산적 이해
    의 네 단계로 정리한다.

두 분류는 서로 대응한다.

인지 작용 기반 단계교육과정 용어로 대응되는 읽기 유형
중심 내용 파악 단계 사실적 읽기
글쓴이의 의도·목적 파악 단계 추론적 읽기
비판적 이해 단계 비판적 읽기
생산적 이해 단계(새로운 대안 제시 등) 창의적 읽기

→ 이 표에서 알 수 있듯, 읽기 능력은 단순 요지 파악에서 끝나지 않고 ‘비판’과 ‘생산’으로까지 뻗어 간다. 즉, 읽기는 사고력 교육 그 자체다.


2. 예문으로 본 독자의 이해 수준 4단계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고 하자.

“우리나라의 많은 학부모와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대학 입시에 실패해도 단념하지 않고 ‘가시밭길’을 감수하며 재도전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큰 낭비일 뿐이며, 최선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이 글을 읽은 후 독자들이 보이는 반응은 대체로 다음 네 단계로 나뉠 수 있다.

① 중심 내용(요지) 파악

“아, 이 글은 ‘대학 진학만이 최선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네.”
→ 글의 겉으로 드러난 주장과 핵심 내용을 정리한다.
→ 이는 글이 무엇을 말하는가(내용)를 정확히 추출하는 단계다.

② 글쓴이의 의도·목적 파악

“이 글은 학부모와 학생을 설득하려는 거네. ‘대학만 바라보는 사고방식은 잘못됐다’고 생각을 바꾸게 하려는 거야.”
→ 왜 이 주장을 했는가? 누구를 겨냥했는가?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
→ 단순 요지 파악보다 한 단계 높은 이해다. 의도는 통상 표면에 직접 적히지 않기 때문에 추론이 필요하다.

③ 비판적 이해(비판)

“잠깐, 필자는 ‘대학 집착 = 낭비’라고 단정하는데, 그건 너무 한쪽 면만 본 거 아닌가? 개인에게는 대학 재도전이 실제로 기회일 수도 있잖아. 이 글은 다른 가능성을 거의 인정하지 않고 있네.”
→ 글의 주장과 근거를 점검하고, 편향·과장·일반화 여부를 비판한다.
→ 즉, 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타당성·공정성·합리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④ 생산적 이해(대안 제시)

“대학 집착 현상을 고치려면 개인에게 ‘마음가짐을 바꿔라’라고만 말할 게 아니라, 학력 대신 실력을 평가하는 사회 구조로 바꾸는 제도적 대안이 먼저 아니야?”
→ 글에 없는 해결책을 새로 제안한다.
→ 이는 단순 반박이 아니라, 문제를 사회적 구조·제도 차원에서 재구성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창의적 사고다.

정리하면,

  • ①은 “무엇을 말했는가”
  • ②는 “왜 말했는가”
  • ③은 “그 말은 타당한가”
  • ④는 “그 말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다.
    이 네 단계가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의 답변 형태로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교사는 학생이 어느 층위까지 올라와 있는지를 진단할 수 있다.

3. 각 단계에서 작동하는 사고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1) 중심 내용(요지) 파악 단계

  • 문장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다.
    예: “우리나라 학부모/학생은 (주어) … 대학 진학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서술).”
  • 문장을 구성 요소 단위로 나누어 해석한다.
    예: “고등학교 졸업 후 /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 최선의 길이다”처럼 의미 단락을 분절해 파악한다.
  • 문장들 사이의 관계를 연결한다.
    예:
    1문장: 일반적 사고방식(대학이 최선) →
    2문장: 그로 인한 행동(입시 실패 후에도 재도전) →
    3문장: 필자의 가치 판단(그건 낭비다).
  • 핵심 정보를 추려 중심 내용을 만든다.
  • 비유적 표현(“가시밭길”)도 맥락 속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즉, 표면적 단어의 이미지까지 이해해야 요지가 정리된다.

이 단계는 기본적으로 사실적 읽기 / 중심 내용 파악에 해당한다.

(2) 의도·목적 파악 단계

  • “필자는 왜 이런 식으로 말했는가?”를 묻는다.
  • 글의 대상(청중), 글쓴이의 태도(비판? 경고? 설득?), 기대 효과(사고 전환 요구 등)를 추론한다.
  • 글의 흐름을 예측한다.
    → “이후 문단에서는 아마 ‘왜 대학 집착이 낭비인가’를 근거로 제시하겠구나” 같은 식으로 다음 전개를 미리 예상한다.
    이건 단순 요지 파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추론적 읽기다.

(3) 비판적 이해 단계

  • 글의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 공정성, 설득 방식의 한계를 점검한다.
  • “필자는 한쪽 면만 보고 있지 않은가?”
  • “근거는 충분한가, 일반화를 과도하게 하고 있지 않은가?”
  • “다른 관점이나 예외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는가?”
    이 단계에서 독자는 글에 끌려가는 소비자가 아니라, 글을 심사하는 평가자 위치에 선다. 이는 비판적 읽기에 해당한다.

(4) 생산적 이해 단계

  • 단순히 비판에 머물지 않는다.
  • 문제 상황을 구조적으로 다시 보고, 대안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개인의 의식 개선”이 아니라 “사회 제도의 평가 방식을 바꾸자.”)
  • 제시된 텍스트의 틀을 넘어 새로운 해결 가능성을 탐색한다.
  • 결과를 상상하고 적용 가능성까지 가늠해 본다.
    이건 곧 창의적·생산적 읽기에 해당한다. 가장 높은 수준의 이해다.

4. 이 모든 과정은 ‘문제 해결’이며, 그 위에는 상위 인지가 있다

위 네 단계는 단순히 차례로 한 번씩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독해 전 과정에 걸쳐 반복적으로 교차 작용한다. 이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읽기는 곧 문제 해결(process of problem solving) 이라는 점이다.

독자는 읽는 동안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

  • 이 문장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분석, 해석)
  • 앞 문장과 뒷문장은 어떤 관계인가? (연결, 조직)
  • 글 전체가 말하려는 바는 무엇인가? (통합, 요약)
  • 비유적 표현은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는가? (추론)
  •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까? (예측)
  • 필자의 의도는 정당한가? (평가)
  • 현 문제를 해결하려면 나는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 (창출)

즉, 읽기란 끊임없는 의사 결정(decision making)이다.
무엇을 중심 정보로 취할지, 무엇을 버릴지, 어떤 해석을 채택할지, 어떤 반론을 세울지 독자는 계속 선택하고 조정한다.

그리고 이 전 과정을 관리·점검하는 상위 기능이 있다. 이것이 바로 **상위 인지(metacognition)**다.

  • 내가 지금 제대로 이해했나?
  • 이 해석은 너무 성급하지 않은가?
  • 다른 근거는 없나?
  • 방금 세운 결론은 앞 문단과 충돌하지 않는가?
  • 지금은 ‘요지 파악’ 단계인가, 아니면 ‘비판’ 단계인가?

상위 인지는 독해자의 전략을 그때그때 조정하게 만든다. 이해가 잘 안 되면 다시 문장을 쪼개 읽고(분석 전략으로 회귀), 흐름이 잡히면 다시 필자 의도를 예측하는 추론 전략으로 올라간다. 이 유연성이 곧 숙련 독자의 특징이다.


5. 정리: 읽기 = 사고력 종합 훈련

한 편의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는 다음과 같은 사고 요소가 전부 동원된다.

  • 주의 집중
  • 정보 수집
  • 기억과 선택
  • 분석(문장 단위 분해)
  • 조직·종합(문장 간 관계와 글 전체 구조 파악)
  • 추론(숨은 의미 복원, 의도 추정, 전개 예측)
  • 평가(타당성·공정성 점검, 비판)
  • 창출(새로운 해결책 제시)
  • 의사 결정(무엇을 중심으로 삼을지 선택)
  • 상위 인지(스스로의 이해 과정을 점검, 전략 조정)

결국 읽기는 기계적으로 ‘글을 따라가는’ 활동이 아니라,
분석적 사고(수렴적 사고)
새로운 대안 제시(발산적 사고)가 동시에 작동하는 고도 복합 사고 훈련이다.
따라서 독서 교육은 곧 사고력 교육이며, 읽기 능력을 기른다는 것은 사고의 깊이와 폭, 그리고 자기 점검 능력까지 함께 기르는 일이다.


인용

이삼형 외, 『국어 교육학과 사고』, 역락, 2007, 228~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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