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은 단순히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무모한 싸움을 경계하고, 싸우기 전에 이길 조건을 만들며, 불가피하게 싸울 때도 오래 끌지 말라고 말하는 전략 고전입니다.
아래 구성은 각 편의 원문을 너무 잘게 쪼개지 않고, 문맥이 이어지는 의미단위로 묶은 뒤 바로 아래에 우리말 직역을 붙였습니다. 해설과 부연은 편별로 한 번씩 정리했습니다.

| 편 | 핵심 | 한 줄 요약 |
|---|---|---|
| 始計 | 계산 | 싸우기 전에 승산과 조건을 먼저 헤아린다. |
| 作戰 | 비용 | 전쟁은 오래 끌수록 나라와 백성을 갉아먹는다. |
| 謀攻 | 비전투 승리 | 최고의 승리는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다. |
| 軍形 | 불패의 자리 | 먼저 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 적의 빈틈을 기다린다. |
| 兵勢 | 형세 | 사람을 탓하기보다 흐름과 구조를 만든다. |
| 虛實 | 빈틈 | 강한 곳을 피하고 비어 있는 곳을 친다. |
| 軍爭 | 기동 | 이익을 다투되 보급과 위험을 함께 계산한다. |
| 九變 | 변화 | 원칙을 알되 상황에 맞게 바꿀 줄 알아야 한다. |
| 行軍 | 관찰 | 지형과 적의 작은 징후를 읽어야 한다. |
| 地形 | 조건 | 땅의 조건과 장수의 책임이 승패를 가른다. |
| 九地 | 심리 | 병사가 놓인 자리와 마음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
| 火攻 | 절제 | 공격 수단보다 분노를 다스리는 판단이 중요하다. |
| 用間 | 정보 | 정확한 정보 없이 큰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
1. 始計 시계 — 전쟁은 먼저 헤아리는 일이다
孫子曰:兵者,國之大事,死生之地,存亡之道,不可不察也。
손자가 말하였다. 전쟁이란 나라의 큰일이며, 죽고 사는 자리이고, 보존되거나 망하는 길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故經之以五事,校之以計,而索其情,一曰道,二曰天,三曰地,四曰將,五曰法。
그러므로 다섯 가지 일로 그것을 헤아리고, 계산으로 비교하여 그 실정을 찾는다. 첫째는 도이고, 둘째는 천이며, 셋째는 지이고, 넷째는 장이며, 다섯째는 법이다.
道者,令民與上同意也,可與之死,可與之生,而不畏危。天者,陰陽,寒暑,時制也。地者,遠近,險易,廣狹,死生也。
도란 백성으로 하여금 윗사람과 뜻을 같이하게 하여 함께 죽을 수 있고 함께 살 수 있으며 위태로움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천이란 음양과 추위와 더위, 때의 절도이다. 지란 멀고 가까움, 험하고 평탄함, 넓고 좁음, 죽을 자리와 살 자리이다.
將者,智,信,仁,勇,嚴也。法者,曲制,官道,主用也。凡此五者,將莫不聞,知之者勝,不知者不勝。
장이란 지혜, 믿음, 어짊, 용기, 엄격함이다. 법이란 군대의 편제, 관직의 체계, 물자의 운용이다. 무릇 이 다섯 가지는 장수라면 듣지 못한 사람이 없지만, 그것을 아는 자는 이기고 알지 못하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
故校之以計,而索其情。曰:主孰有道,將孰有能,天地孰得,法令孰行,兵眾孰強,士卒孰練,賞罰孰明,吾以此知勝負矣。
그러므로 계산으로 비교하여 그 실정을 찾는다. 말하자면 어느 군주가 도를 가지고 있는가, 어느 장수가 능력이 있는가, 어느 쪽이 하늘과 땅의 조건을 얻었는가, 어느 쪽의 법령이 잘 시행되는가, 어느 쪽의 군대가 강한가, 어느 쪽의 병사가 잘 훈련되었는가, 어느 쪽의 상과 벌이 분명한가를 따지는 것이다. 나는 이것으로 승부를 안다.
將聽吾計,用之必勝,留之;將不聽吾計,用之必敗,去之。計利以聽,乃為之勢,以佐其外;勢者,因利而制權也。
장수가 나의 계책을 듣고 그것을 쓰면 반드시 이길 것이니 머무르고, 장수가 나의 계책을 듣지 않고 쓰지 않으면 반드시 질 것이니 떠난다. 이로움을 계산하여 듣게 되면 이에 형세를 만들어 밖에서 돕는다. 형세란 이로움에 따라 임시의 방도를 만드는 것이다.
兵者,詭道也。故能而示之不能,用而示之不用,近而示之遠,遠而示之近。
전쟁이란 속임수의 길이다. 그러므로 능력이 있어도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쓸 수 있어도 쓰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며,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고, 멀리 있으면서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利而誘之,亂而取之,實而備之,強而避之,怒而撓之,卑而驕之,佚而勞之,親而離之。攻其無備,出其不意,此兵家之勝,不可先傳也。
이익으로 유인하고, 혼란하면 취하며, 충실하면 대비하고, 강하면 피한다. 성내면 흔들고, 낮추어 보이면 교만하게 만들며, 편안하면 피로하게 만들고, 친하면 갈라놓는다. 준비하지 않은 곳을 공격하고, 뜻하지 않은 곳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병가의 승리이니 미리 전할 수 없는 것이다.
夫未戰而廟算勝者,得算多也;未戰而廟算不勝者,得算少也;多算勝,少算不勝,而況於無算乎?吾以此觀之,勝負見矣。
대체로 싸우기 전에 조정에서 계산하여 이기는 자는 얻은 계산이 많은 것이다. 싸우기 전에 계산하여 이기지 못하는 자는 얻은 계산이 적은 것이다. 계산이 많으면 이기고 계산이 적으면 이기지 못하는데, 하물며 계산이 없음에 있어서랴. 나는 이것으로 보아 승부가 드러난다고 여긴다.
해설
「始計」는 『손자병법』 전체의 출발점입니다. 손자는 전쟁을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니라 국가의 존망과 백성의 생사가 걸린 문제로 봅니다. 그래서 먼저 도, 천, 지, 장, 법이라는 다섯 기준을 세우고, 다시 군주·장수·시기·지형·법령·병력·훈련·상벌을 비교해 승패를 판단합니다.
뒤에서는 전쟁을 궤도, 곧 속임수의 길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무작정 비열하게 속이라는 뜻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정확히 읽지 못하게 하고 내가 원하는 조건에서 싸우도록 판을 짜야 한다는 뜻입니다.
부연
이 편의 핵심은 무모하게 싸우지 말고 먼저 계산하라는 데 있습니다. 큰일일수록 뜻, 때, 자리, 사람, 제도가 함께 맞아야 합니다. 현대적으로 보아도 사업, 조직 운영, 갈등 대응에서 먼저 조건을 따지고 움직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2. 作戰 작전 — 전쟁은 오래 끌수록 모두를 갉아먹는다
孫子曰:凡用兵之法,馳車千駟,革車千乘,帶甲十萬;千里饋糧,則內外之費賓客之用,膠漆之材,車甲之奉,日費千金,然後十萬之師舉矣。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군대를 쓰는 법은 달리는 수레 천 사, 무장한 수레 천 승, 갑옷 입은 병사 십만을 갖추고 천 리 밖으로 군량을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안팎의 비용, 빈객을 접대하는 비용, 아교와 옻 같은 재료, 수레와 갑옷의 공급에 날마다 천금이 들고, 그런 뒤에야 십만의 군대가 움직인다.
其用戰也,勝久則鈍兵挫銳,攻城則力屈,久暴師則國用不足。夫鈍兵,挫銳,屈力,殫貨,則諸侯乘其弊而起,雖有智者,不能善其後矣!故兵聞拙速,未睹巧之久也;夫兵久而國利者,未之有也。
전쟁을 할 때 승리하더라도 오래 끌면 병기는 무뎌지고 예기는 꺾이며, 성을 공격하면 힘이 다하고, 군대를 오래 밖에 두면 나라의 재정이 부족해진다. 병기가 무뎌지고 사기가 꺾이며 힘이 다하고 재물이 고갈되면, 제후들이 그 약점을 틈타 일어난다. 그때에는 지혜로운 자가 있어도 뒤처리를 잘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전쟁에서는 서툴더라도 빠른 것은 들었지만, 교묘하게 오래 끌어 좋은 것은 보지 못하였다. 전쟁을 오래 끌어 나라에 이로운 경우는 아직 있지 않았다.
故不盡知用兵之害者,則不能盡知用兵之利也。善用兵者,役不再籍,糧不三載,取用于國,因糧于敵,故軍食可足也。
그러므로 군대를 쓰는 해로움을 완전히 알지 못하는 자는 군대를 쓰는 이로움도 완전히 알 수 없다. 군대를 잘 쓰는 자는 병역을 두 번 징발하지 않고, 군량을 세 번 싣지 않으며, 나라에서 쓸 것을 취하되 적에게서 군량을 얻는다. 그러므로 군대의 식량을 넉넉하게 할 수 있다.
國之貧于師者遠輸,遠輸則百姓貧,近于師者貴賣,貴賣則百姓財竭,財竭則急于丘役,力屈財殫,中原內虛于家,百姓之費,十去其七,公家之費,破車罷馬,甲冑矢弩,戟楯蔽櫓,丘牛大車,十去其六。
나라가 군대 때문에 가난해지는 것은 먼 곳으로 보급하기 때문이다. 멀리 보급하면 백성이 가난해지고, 군대 가까이에서는 물가가 비싸진다. 물가가 비싸지면 백성의 재물이 고갈되고, 재물이 고갈되면 부역이 급해진다. 힘은 다하고 재물은 마르며, 나라 안 집집마다 비게 된다. 백성의 비용은 열에 일곱이 없어지고, 공가의 비용도 부서진 수레, 지친 말, 갑옷과 투구, 화살과 쇠뇌, 창과 방패, 큰 방패와 큰 수레에 들어 열에 여섯이 없어지게 된다.
故智將務食於敵,食敵一鍾,當吾二十鍾,𦮼秆一石,當我二十石。故殺敵者怒也,取敵之利者貨也。
그러므로 지혜로운 장수는 적에게서 먹을 것을 얻는 데 힘쓴다. 적의 식량 한 종은 우리의 스무 종에 해당하고, 적의 여물 한 석은 우리의 스무 석에 해당한다. 적을 죽이게 하는 것은 분노이고, 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것은 재물이다.
故車戰,得車十乘以上,賞其先得者,而更其旌旗,車雜而乘之,卒善而養之,是謂勝敵而益強。
그러므로 수레 싸움에서 수레 열 승 이상을 얻으면 먼저 얻은 자에게 상을 주고, 그 깃발을 바꾸며, 그 수레를 섞어 타게 하고, 그 병사들을 잘 대우해 기른다. 이것을 적을 이기고 더욱 강해지는 것이라 한다.
故兵貴勝,不貴久;故知兵之將,民之司命,國家安危之主也。
그러므로 전쟁에서는 승리를 귀하게 여기지 오래 끄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전쟁을 아는 장수는 백성의 생명을 맡은 자이고, 국가의 안위가 달린 주체이다.
해설
「作戰」은 전쟁의 비용을 다룹니다. 손자는 전쟁을 시작하면 병력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보급, 장비, 세금, 노동, 물가, 외교 비용까지 함께 움직인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쟁이 오래 지속되면 군사력보다 먼저 나라의 재정과 백성의 삶이 무너진다고 말합니다.
부연
이 편의 핵심은 이겨도 오래 끌면 손해라는 것입니다. 소모전은 승자도 지치게 만듭니다. 현대적으로는 장기 갈등, 무리한 프로젝트, 끝없는 경쟁에도 적용됩니다. 싸움은 시작보다 수습 비용이 더 무서울 수 있습니다.
3. 謀攻 모공 —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이다
孫子曰:凡用兵之法,全國為上,破國次之;全旅為上,破旅次之;全卒為上,破卒次之;全伍為上,破伍次之。是故百戰百勝,非善之善者也;不戰而屈人之兵,善之善者也。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군대를 쓰는 법은 나라를 온전히 하는 것이 으뜸이고 나라를 깨뜨리는 것은 그다음이다. 여를 온전히 하는 것이 으뜸이고 여를 깨뜨리는 것은 그다음이며, 졸을 온전히 하는 것이 으뜸이고 졸을 깨뜨리는 것은 그다음이며, 오를 온전히 하는 것이 으뜸이고 오를 깨뜨리는 것은 그다음이다. 그러므로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은 최선 중의 최선이 아니며, 싸우지 않고 남의 군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 중의 최선이다.
故上兵伐謀,其次伐交,其次伐兵,其下攻城。攻城之法,為不得已;修櫓轒轀,具器械,三月而後成;距闉,又三月而後已;將不勝其忿,而蟻附之,殺士卒三分之一,而城不拔者,此攻之災也。
그러므로 가장 좋은 군사 행동은 상대의 계책을 치는 것이고, 그다음은 외교 관계를 치는 것이며, 그다음은 군대를 치는 것이고, 가장 낮은 것은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성을 공격하는 법은 부득이할 때 하는 것이다. 큰 방패와 공성 수레를 만들고 기계를 갖추는 데 석 달이 걸리며, 흙산을 쌓는 데 또 석 달이 걸린다. 장수가 그 분노를 이기지 못해 개미처럼 기어오르게 하여 병사의 삼분의 일을 죽이고도 성을 빼앗지 못한다면, 이것이 공격의 재앙이다.
故善用兵者,屈人之兵,而非戰也;拔人之城,而非攻也;毀人之國,而非久也。必以全爭于天下,故兵不頓,利可全,此謀攻之法也。
그러므로 군대를 잘 쓰는 자는 남의 군대를 굴복시키되 전투로 하지 않고, 남의 성을 빼앗되 공격으로 하지 않으며, 남의 나라를 무너뜨리되 오래 끌지 않는다. 반드시 온전함으로 천하에서 다투기 때문에 군대가 무뎌지지 않고 이익을 온전히 할 수 있다. 이것이 모공의 법이다.
故用兵之法,十則圍之,五則攻之,倍則分之,敵則能戰之,少則能守之,不若則能避之。故小敵之堅,大敵之擒也。
그러므로 군대를 쓰는 법은 병력이 열 배이면 포위하고, 다섯 배이면 공격하며, 두 배이면 나누고, 대등하면 싸울 수 있어야 하며, 적으면 지킬 수 있어야 하고, 미치지 못하면 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작은 군대가 고집스럽게 버티면 큰 적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夫將者,國之輔也,輔周則國必強,輔隙則國必弱。故軍之所以患于君者三:不知三軍之不可以進,而謂之進;不知三軍之不可以退,而謂之退;是謂縻軍。
장수란 나라의 보좌이다. 보좌가 두루 갖추어지면 나라는 반드시 강하고, 보좌에 틈이 있으면 나라는 반드시 약하다. 군대가 군주에게서 근심을 얻는 경우는 세 가지이다. 삼군이 나아갈 수 없음을 모르고 나아가라고 하며, 삼군이 물러날 수 없음을 모르고 물러나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군대를 묶어 둔다고 한다.
不知三軍之事,而同三軍之政,則軍士惑矣。不知三軍之權,而同三軍之任,則軍士疑矣。三軍既惑且疑,則諸侯之難至矣,是謂亂軍引勝。
삼군의 일을 알지 못하면서 삼군의 정사에 함께 간섭하면 군사들이 미혹된다. 삼군의 임기응변을 알지 못하면서 삼군의 임무에 함께 관여하면 군사들이 의심한다. 삼군이 이미 미혹되고 또 의심하면 제후들의 재난이 이른다. 이것을 군대를 어지럽혀 적에게 승리를 끌어다 주는 것이라 한다.
故知勝者有五:知可以戰與不可以戰者勝,識眾寡之用者勝,上下同欲者勝,以虞待不虞者勝,將能而君不御者勝;此五者,知勝之道也。
그러므로 승리를 아는 것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싸울 수 있음과 싸울 수 없음을 아는 자가 이기고, 많고 적음을 쓰는 법을 아는 자가 이기며,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같은 뜻을 가진 자가 이기고, 준비된 상태로 준비되지 않은 적을 기다리는 자가 이기며, 장수가 능력 있고 군주가 간섭하지 않는 자가 이긴다. 이 다섯 가지가 승리를 아는 길이다.
故曰:知彼知己,百戰不殆;不知彼而知己,一勝一負;不知彼,不知己,每戰必敗。
그러므로 말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알지 못하고 나만 알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진다. 적도 알지 못하고 나도 알지 못하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진다.
해설
「謀攻」은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편입니다. 핵심은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더 높은 전략이라는 데 있습니다. 손자는 성을 직접 공격하는 일을 가장 낮은 방식으로 보고, 먼저 상대의 계획과 외교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을 중시합니다.
부연
이 편은 승리를 파괴가 아니라 온전함의 관점에서 봅니다. 상대를 완전히 부수면 이겨도 비용이 큽니다. 진짜 전략은 목적을 이루되 손실을 줄이는 것입니다. 현대적으로는 협상, 제도 설계, 여론, 경쟁 전략에서 정면충돌보다 판을 바꾸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4. 軍形 군형 — 먼저 지지 않는 자리를 만들어라
孫子曰:昔之善戰者,先為不可勝,以待敵之可勝,不可勝在己,可勝在敵。故善戰者,能為不可勝,不能使敵必可勝。故曰:勝可知,而不可為。
손자가 말하였다. 옛날에 싸움을 잘하는 자는 먼저 이길 수 없게 만들고, 적이 이길 수 있는 상태가 되기를 기다렸다. 이길 수 없게 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고, 이길 수 있게 되는 것은 적에게 달려 있다. 그러므로 싸움을 잘하는 자는 나를 이길 수 없게 만들 수는 있지만, 적을 반드시 이길 수 있게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승리는 알 수는 있어도 억지로 만들 수는 없다고 한다.
不可勝者,守也;可勝者,攻也。守則不足,攻則有餘。善守者,藏于九地之下;善攻者,動于九天之上,故能自保而全勝也。
이길 수 없게 하는 것은 수비이고, 이길 수 있게 된 적을 치는 것은 공격이다. 수비는 부족할 때 하고, 공격은 여유가 있을 때 한다. 수비를 잘하는 자는 아홉 땅 아래에 숨은 듯하고, 공격을 잘하는 자는 아홉 하늘 위에서 움직이는 듯하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보전하고 온전한 승리를 이룰 수 있다.
見勝,不過眾人之所知,非善之善者也。戰勝,而天下曰善,非善之善者也。故舉秋毫,不為多力;見日月,不為明目;聞雷霆,不為聰耳。
승리를 보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아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면 최선 중의 최선이 아니다. 싸워 이기고 천하가 잘했다고 말하는 것도 최선 중의 최선이 아니다. 가을 털끝을 든다고 힘이 세다고 하지 않고, 해와 달을 본다고 눈이 밝다고 하지 않으며, 우레를 듣는다고 귀가 밝다고 하지 않는다.
古之善戰者,勝于易勝者;故善戰者之勝也,無智名,無勇功。故其戰勝不忒,不忒者,其措必勝,勝已敗者也。故善戰者,立于不敗之地,而不失敵之敗也。
옛날에 싸움을 잘하는 자는 이기기 쉬운 적을 이겼다. 그러므로 싸움을 잘하는 자의 승리에는 지혜롭다는 이름도 없고 용맹한 공도 없다. 그가 싸워 이기는 것이 어긋나지 않는 까닭은 조치하는 바가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것이며, 이미 패한 적을 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싸움을 잘하는 자는 패하지 않는 자리에 서서 적이 패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是故勝兵先勝,而後求戰;敗兵先戰,而後求勝。善用兵者,修道而保法,故能為勝敗之政。
이 때문에 이기는 군대는 먼저 이겨 놓고 나서 싸움을 구하고, 지는 군대는 먼저 싸우고 나서 승리를 구한다. 군대를 잘 쓰는 자는 도를 닦고 법을 보존하므로 승패를 다스릴 수 있다.
兵法:「一曰度,二曰量,三曰數,四曰稱,五曰勝;地生度,度生量,量生數,數生稱,稱生勝。」故勝兵若以鎰稱銖,敗兵若以銖稱鎰。勝者之戰民也,若決積水于千仞之谿,形也。
병법에 말한다. 첫째는 도이고, 둘째는 양이며, 셋째는 수이고, 넷째는 칭이며, 다섯째는 승이다. 땅에서 도가 생기고, 도에서 양이 생기며, 양에서 수가 생기고, 수에서 칭이 생기며, 칭에서 승리가 생긴다. 그러므로 이기는 군대는 큰 무게로 작은 무게를 재는 것 같고, 지는 군대는 작은 무게로 큰 무게를 재는 것 같다. 이기는 자가 백성을 싸우게 하는 것은 천 길 골짜기에 쌓인 물을 터뜨리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형이다.
해설
「軍形」은 먼저 지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법을 말합니다. 손자는 승리를 억지로 만들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를 무너지지 않게 만들고, 적이 스스로 무너질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부연
이 편의 유명한 말은 “이기는 군대는 먼저 이겨 놓고 싸우며, 지는 군대는 먼저 싸우고 나서 이기려 한다”는 것입니다. 준비가 승부를 앞섭니다. 조직이든 개인이든 먼저 무너지지 않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진짜 실력입니다.
5. 兵勢 병세 — 사람보다 형세를 만들어라
孫子曰:凡治眾如治寡,分數是也。鬥眾如鬥寡,形名是也。三軍之眾,可使必受敵而無敗者,奇正是也。兵之所加,如以碬投卵者,虛實是也。
손자가 말하였다. 많은 사람을 다스리기를 적은 사람을 다스리듯 하는 것은 나누어 세우는 조직 때문이다. 많은 병사를 싸우게 하기를 적은 병사를 싸우게 하듯 하는 것은 깃발과 신호 때문이다. 삼군의 무리를 반드시 적을 맞아도 패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은 기와 정의 운용 때문이다. 군대가 가하는 것이 숫돌로 알을 치는 것과 같게 되는 것은 허와 실의 판단 때문이다.
凡戰者,以正合,以奇勝。故善出奇者,無窮如天地,不竭如江河,終而復始,日月是也;死而復生,四時是也。
무릇 싸움은 정으로 맞서고 기로 이긴다. 그러므로 기를 잘 내는 자는 천지처럼 끝이 없고 강과 바다처럼 마르지 않는다. 끝나면 다시 시작되는 것은 해와 달과 같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사계절과 같다.
聲不過五,五聲之變,不可勝聽也。色不過五,五色之變,不可勝觀也。味不過五,五味之變,不可勝嘗也。戰勢不過奇正,奇正之變,不可勝窮也。奇正相生,如循環之無端,孰能窮之哉!
소리는 다섯을 넘지 않지만 오성의 변화는 이루 다 들을 수 없고, 색은 다섯을 넘지 않지만 오색의 변화는 이루 다 볼 수 없으며, 맛은 다섯을 넘지 않지만 오미의 변화는 이루 다 맛볼 수 없다. 전쟁의 형세도 기와 정을 넘지 않지만, 기와 정의 변화는 다할 수 없다. 기와 정은 서로 생겨나 순환이 끝이 없는 것 같으니, 누가 그것을 다할 수 있겠는가.
激水之疾,至于漂石者,勢也。鷙鳥之擊,至于毀折者,節也。是故善戰者,其勢險,其節短,勢如張弩,節如機發。
세차게 흐르는 물이 돌을 떠내려가게 하는 것은 세이다. 사나운 새가 치는 것이 부러뜨리고 꺾는 데 이르는 것은 절도이다. 그러므로 싸움을 잘하는 자는 그 형세가 험하고 그 절도가 짧다. 형세는 당겨진 쇠뇌와 같고, 절도는 방아쇠가 발사되는 것과 같다.
紛紛紜紜,鬥亂,而不可亂也。渾渾沌沌,形圓,而不可敗也。亂生于治,怯生于勇,弱生于強。治亂,數也。勇怯,勢也。強弱,形也。
어지럽고 소란한 싸움 속에서도 어지러워져서는 안 된다. 혼돈스러워 보여도 형세가 둥글게 갖추어지면 패할 수 없다. 혼란은 질서에서 생겨나고, 겁은 용기에서 생겨나며, 약함은 강함에서 생겨난다. 다스림과 혼란은 편제의 문제이고, 용기와 겁은 형세의 문제이며, 강함과 약함은 형의 문제이다.
故善動敵者,形之,敵必從之;予之,敵必取之;以利動之,以實待之。故善戰者,求之于勢,不責于人,故能擇人任勢。
그러므로 적을 잘 움직이는 자는 형세를 보이면 적이 반드시 따르고, 무엇을 주면 적이 반드시 취하게 된다. 이익으로 적을 움직이게 하고, 실한 것으로 기다린다. 그러므로 싸움을 잘하는 자는 형세에서 구하지 사람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을 골라 형세에 맡길 수 있다.
任勢者,其戰人也,如轉木石,木石之性,安則靜,危則動,方則止,圓則行。故善戰人之勢,如轉圓石于千仞之山者,勢也。
형세에 맡기는 자가 사람을 싸우게 하는 것은 나무와 돌을 굴리는 것과 같다. 나무와 돌의 성질은 편안하면 고요하고, 위태로우면 움직이며, 모나면 멈추고, 둥글면 굴러간다. 그러므로 사람을 잘 싸우게 하는 형세는 둥근 돌을 천 길 산에서 굴리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세이다.
해설
「兵勢」는 세, 곧 흐름과 구조의 힘을 설명합니다. 손자는 많은 사람을 움직이려면 개인의 용기만 보아서는 안 되고, 조직, 신호, 기정의 변화, 형세의 압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부연
좋은 장수는 사람을 탓하기 전에 사람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판을 만듭니다. 둥근 돌을 높은 산에서 굴리면 작은 힘으로도 큰 속도를 얻습니다. 현대적으로는 시스템, 루틴, 조직 구조, 흐름 설계의 중요성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6. 虛實 허실 — 강한 곳을 피하고 빈 곳을 찔러라
孫子曰:凡先處戰地而待敵者佚,後處戰地而趨戰者勞。故善戰者,致人而不致于人。能使敵人自至者,利之也;能使敵不得至者,害之也。故敵佚能勞之,飽能飢之,安能動之。
손자가 말하였다. 먼저 전쟁터에 자리 잡고 적을 기다리는 자는 편안하고, 뒤에 전쟁터로 달려오는 자는 피로하다. 그러므로 싸움을 잘하는 자는 남을 오게 하지 남에게 끌려가지 않는다. 적이 스스로 오게 할 수 있는 것은 이익으로 유인하기 때문이고, 적이 오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해로움으로 막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이 편안하면 피로하게 만들고, 배부르면 굶주리게 만들며, 안정되어 있으면 움직이게 만든다.
出其所不趨,趨其所不意;行千里而不勞者,行于無人之地也;攻而必取者,攻其所不守也;守而必固者,守其所不攻也。
적이 달려오지 못하는 곳으로 나아가고, 적이 뜻하지 못한 곳으로 달려간다. 천 리를 가도 피로하지 않은 것은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기 때문이다. 공격하면 반드시 취하는 것은 적이 지키지 않는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고, 지키면 반드시 굳건한 것은 적이 공격하지 않는 곳을 지키기 때문이다.
故善攻者,敵不知其所守;善守者,敵不知其所攻。微乎微乎!至于無形;神乎神乎!至于無聲,故能為敵之司命。
그러므로 공격을 잘하는 자는 적이 어디를 지켜야 할지 알지 못하게 하고, 수비를 잘하는 자는 적이 어디를 공격해야 할지 알지 못하게 한다. 미묘하고 또 미묘하여 형체가 없는 데 이르고, 신묘하고 또 신묘하여 소리가 없는 데 이른다. 그러므로 적의 생명을 맡은 자가 될 수 있다.
進而不可禦者,衝其虛也;退而不可追者,速而不可及也。故我欲戰,敵雖高壘深溝,不得不與我戰者,攻其所必救也;我不欲戰,雖劃地而守之,敵不得與我戰者,乖其所之也。
나아가도 막을 수 없는 것은 적의 빈 곳을 찌르기 때문이고, 물러나도 추격할 수 없는 것은 빨라서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싸우고자 하면 적이 높은 보루와 깊은 도랑에 있어도 나와 싸우지 않을 수 없게 되니, 그것은 적이 반드시 구해야 할 곳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내가 싸우고자 하지 않으면 땅에 선을 긋고 지키더라도 적이 나와 싸울 수 없으니, 그것은 적이 향하는 바를 어긋나게 하기 때문이다.
故形人而我無形,則我專而敵分,我專為一,敵分為十,是以十攻其一也。則我眾而敵寡,能以眾擊寡,則我之所與戰者,約矣。
그러므로 남에게는 형체를 드러내게 하고 나는 형체가 없으면, 나는 집중되고 적은 나뉜다. 나는 하나로 집중되고 적은 열로 나뉘니, 이것은 열로써 그 하나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많고 적은 적어져서 많은 것으로 적은 것을 칠 수 있고, 내가 싸울 상대는 줄어든다.
吾所與戰之地不可知,不可知,則敵所備者多,敵所備者多,則我所與戰者寡矣。故備前則後寡,備後則前寡,備左則右寡,備右則左寡,無所不備,則無所不寡。
내가 싸울 곳을 알 수 없게 하면, 적은 대비해야 할 곳이 많아진다. 적이 대비해야 할 곳이 많아지면 내가 싸울 상대는 적어진다. 그러므로 앞을 대비하면 뒤가 적어지고, 뒤를 대비하면 앞이 적어지며, 왼쪽을 대비하면 오른쪽이 적어지고, 오른쪽을 대비하면 왼쪽이 적어진다. 대비하지 않는 곳이 없으면 적어지지 않는 곳도 없다.
寡者,備人者也;眾者,使人備己者也。故知戰之地,知戰之日,則可千里而會戰。不知戰地,不知戰日,則左不能救右,右不能救左,前不能救後,後不能救前,而況遠者數十里,近者數里乎?
적은 자는 남을 대비하는 자이고, 많은 자는 남으로 하여금 나를 대비하게 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싸울 땅을 알고 싸울 날을 알면 천 리 밖에서도 모여 싸울 수 있다. 싸울 땅을 모르고 싸울 날을 모르면 왼쪽은 오른쪽을 구하지 못하고 오른쪽은 왼쪽을 구하지 못하며, 앞은 뒤를 구하지 못하고 뒤는 앞을 구하지 못한다. 하물며 먼 곳은 수십 리이고 가까운 곳도 몇 리라면 어떠하겠는가.
以吾度之,越人之兵雖多,亦奚益于勝哉?故曰:勝可為也,敵雖眾,可使無鬥。
내가 헤아려 보건대 월나라 병사가 비록 많다 하더라도 또한 승리에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승리는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적이 비록 많아도 싸우지 못하게 할 수 있다.
故策之而知得失之計,作之而知動靜之理,形之而知死生之地,角之而知有餘不足之處。故形兵之極,至于無形;無形,則深間不能窺,智者不能謀。
그러므로 헤아려서 득실의 계책을 알고, 움직여 보게 하여 동정의 이치를 알며, 형세를 드러내게 하여 죽고 사는 땅을 알고, 부딪쳐 보아 남음과 부족함의 곳을 안다. 그러므로 군대의 형세를 다하는 극치는 형체가 없음에 이른다. 형체가 없으면 깊숙한 첩자도 엿볼 수 없고 지혜로운 자도 도모할 수 없다.
因形而措勝于眾,眾不能知,人皆知我所以勝之形,而莫知吾所以制勝之形;故其戰勝不復,而應形於無窮。
형세에 따라 여러 사람 앞에서 승리를 조치하되,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모두 내가 승리한 형세는 알지만, 내가 승리를 만들어 낸 형세는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 전쟁의 승리는 되풀이되지 않고, 무궁한 형세에 응한다.
夫兵形象水,水之形,避高而趨下:兵之形,避實而擊虛;水因地而制流,兵因敵而制勝。故兵無常勢,水無常形;能因敵變化而取勝,謂之神。故五行無常勝,四時無常位,日有短長,月有死生。
무릇 군대의 형세는 물과 같다. 물의 형세는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으로 나아간다. 군대의 형세는 실한 곳을 피하고 허한 곳을 친다. 물은 땅에 따라 흐름을 만들고, 군대는 적에 따라 승리를 만든다. 그러므로 군대에는 일정한 형세가 없고 물에는 일정한 모양이 없다. 적에 따라 변화하여 승리를 취할 수 있는 것을 신묘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오행에는 항상 이기는 것이 없고, 사계절에는 항상 머무는 자리가 없으며, 해에는 길고 짧음이 있고 달에는 차고 기욺이 있다.
해설
「虛實」은 강한 곳을 피하고 빈 곳을 치는 전략입니다. 손자는 내가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적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오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어디서 싸울지 알 수 없게 만들면 적은 모든 곳을 대비해야 하고, 결국 어느 곳도 충분히 강하지 못하게 됩니다.
부연
이 편의 핵심 비유는 물입니다. 물은 높은 곳과 부딪히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강자가 장악한 곳에서 정면충돌하기보다, 상대가 비워 둔 곳을 찾아야 합니다.
7. 軍爭 군쟁 — 이익을 다투되 위험을 계산하라
孫子曰:凡用兵之法,將受命於君,合軍聚眾,交和而舍,莫難於軍爭。軍爭之難者,以迂為直,以患為利。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군대를 쓰는 법은 장수가 군주에게 명을 받고 군대를 합치고 병사를 모아 서로 조화를 이루어 머무는 것인데, 군쟁보다 어려운 것은 없다. 군쟁이 어려운 까닭은 우회를 곧음으로 삼고, 걱정을 이익으로 삼기 때문이다.
故迂其途,而誘之以利,後人發,先人至,此知迂直之計者也。故軍爭為利,軍爭為危。
그러므로 그 길을 우회하면서 이익으로 적을 유인하여, 남보다 뒤에 출발하고도 남보다 먼저 도착한다. 이것이 우회와 직진의 계책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쟁은 이익이 되기도 하고 위험이 되기도 한다.
舉軍而爭利,則不及;委軍而爭利,則輜重捐。是故卷甲而趨,日夜不處,倍道兼行,百里而爭利,則擒三將軍,勁者先,疲者後,其法十一而至;五十里而爭利,則蹶上將軍,其法半至;卅里而爭利,則三分之二至。
온 군대를 들어 이익을 다투면 미치지 못하고, 군대를 버려두고 이익을 다투면 치중을 잃는다. 그러므로 갑옷을 말아 들고 달려 밤낮으로 쉬지 않고 길을 곱절로 가며 백 리 밖의 이익을 다투면 세 장군이 사로잡히고, 강한 자는 먼저 가며 피곤한 자는 뒤처져 열에 하나만 이른다. 오십 리 밖의 이익을 다투면 상장군이 꺾이고 그 법은 절반만 이르며, 삼십 리 밖의 이익을 다투면 삼분의 이만 이른다.
是故軍無輜重則亡,無糧食則亡,無委積則亡。故不知諸侯之謀者,不能豫交;不知山林、險阻、沮澤之形者,不能行軍,不能鄉導者,不能得地利。
그러므로 군대는 치중이 없으면 망하고, 식량이 없으면 망하며, 저장한 물자가 없으면 망한다. 제후들의 꾀를 알지 못하는 자는 미리 외교할 수 없고, 산림과 험한 곳과 늪의 형세를 알지 못하는 자는 행군할 수 없으며, 길잡이를 쓰지 못하는 자는 지리의 이점을 얻을 수 없다.
故兵以詐立,以利動,以分合為變者也,故其疾如風,其徐如林,侵掠如火,不動如山,難知如陰,動如雷霆。
그러므로 군대는 속임수로 서고 이익으로 움직이며, 나누고 합치는 것으로 변화한다. 빠를 때는 바람과 같고, 천천히 할 때는 숲과 같으며, 침략할 때는 불과 같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과 같으며, 알기 어려울 때는 그늘과 같고, 움직일 때는 우레와 같다.
掠鄉分眾,廓地分利,懸權而動,先知迂直之計者勝,此軍爭之法也。
마을을 약탈할 때는 무리를 나누고, 땅을 넓힐 때는 이익을 나누며, 저울질하여 움직인다. 먼저 우회와 직진의 계책을 아는 자가 이긴다. 이것이 군쟁의 법이다.
軍政曰:「言不相聞,故為金鼓;視不相見,故為旌旗。」夫金鼓旌旗者,所以一人之耳目也;人既專一,則勇者不得獨進,怯者不得獨退,此用眾之法也。故夜戰多火鼓,晝戰多旌旗,所以變人之耳目也。
군정에 말하였다. 말이 서로 들리지 않으므로 쇠북과 북을 만들고, 보아도 서로 보이지 않으므로 깃발을 만든다. 쇠북과 북과 깃발은 사람들의 귀와 눈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미 하나로 집중되면 용감한 자도 홀로 나아갈 수 없고, 겁먹은 자도 홀로 물러날 수 없다. 이것이 많은 사람을 쓰는 법이다. 그러므로 밤 전투에는 불과 북을 많이 쓰고, 낮 전투에는 깃발을 많이 쓰니, 이것은 사람들의 귀와 눈을 바꾸기 위한 것이다.
故三軍可奪氣,將軍可奪心。是故朝氣銳,晝氣惰,暮氣歸;故善用兵者,避其銳氣,擊其惰歸,此治氣者也。以治待亂,以靜待譁,此治心者也。以近待遠,以佚待勞,以飽待飢,此治力者也。
그러므로 삼군의 기세는 빼앗을 수 있고, 장군의 마음도 빼앗을 수 있다. 아침의 기세는 날카롭고, 낮의 기세는 게으르며, 저녁의 기세는 돌아가고자 한다. 그러므로 군대를 잘 쓰는 자는 그 날카로운 기세를 피하고, 게을러져 돌아가려 할 때 친다. 이것이 기세를 다스리는 것이다. 질서로 혼란을 기다리고, 고요함으로 소란함을 기다리는 것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며, 가까움으로 멂을 기다리고, 편안함으로 피로함을 기다리며, 배부름으로 굶주림을 기다리는 것이 힘을 다스리는 것이다.
無邀正正之旗,勿擊堂堂之陣,此治變者也;故用兵之法,高陵勿向,背邱勿逆,佯北勿從,銳卒勿攻,餌兵勿食,歸師勿遏,圍師必闕,窮寇勿迫,此用兵之法也。
정연한 깃발을 맞아 치지 말고, 당당한 진을 공격하지 말라. 이것이 변화를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대를 쓰는 법은 높은 언덕을 향해 치지 말고, 언덕을 등진 적을 거슬러 치지 말며, 거짓으로 달아나는 적을 쫓지 말고, 날카로운 병사를 공격하지 말며, 미끼 병사를 먹지 말고, 돌아가는 군대를 막지 말며, 포위한 군대에는 반드시 빠져나갈 틈을 주고, 궁한 도적은 몰아붙이지 않는 것이다.
해설
「軍爭」은 이익을 선점하는 기동의 문제입니다. 손자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중요하게 보지만, 무리한 속도는 보급 상실과 병력 이탈을 낳는다고 경고합니다. 그래서 우회로써 직진을 삼고, 위험 속에서 이익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연
이 편은 속도만 숭배하지 않습니다. 빠른 것과 무리한 것은 다릅니다. 앞서가려다 기반을 잃으면 이익은 위험으로 바뀝니다. 경쟁에서도 속도, 보급, 체력, 조직 질서를 함께 봐야 합니다.
8. 九變 구변 — 상황에 따라 바꾸는 지혜
孫子曰:凡用兵之法,將受命於君,合軍聚眾;圮地無舍,衢地合交,絕地無留,圍地則謀,死地則戰,途有所不由,軍有所不擊,城有所不攻,地有所不爭,君命有所不受。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군대를 쓰는 법은 장수가 군주에게 명을 받고 군대를 합치고 병사를 모으는 것이다. 무너진 땅에는 머물지 말고, 사방으로 통하는 땅에서는 외교를 합하며, 끊어진 땅에는 머무르지 말고, 포위된 땅에서는 꾀를 내며, 죽을 땅에서는 싸운다. 길이라도 지나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고, 군대라도 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며, 성이라도 공격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고, 땅이라도 다투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며, 군주의 명령이라도 받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故將通于九變之利者,知用兵矣。將不通于九變之利者,雖知地形,不能得地之利矣。治兵不知九變之術,雖知地利,不能得人之用矣。
그러므로 장수가 구변의 이로움에 통달한 자라야 군대를 쓸 줄 아는 것이다. 장수가 구변의 이로움에 통달하지 못하면 비록 지형을 알아도 땅의 이익을 얻지 못한다. 군대를 다스리면서 구변의 술법을 알지 못하면 비록 지리의 이익을 알아도 사람을 제대로 쓸 수 없다.
是故智者之慮,必雜于利害,雜于利而務可信也,雜于害而患可解也。是故屈諸侯者以害,役諸侯者以業,趨諸侯者以利。
이 때문에 지혜로운 자의 생각은 반드시 이로움과 해로움을 함께 섞어 본다. 이로움 속에 해로움을 섞어 보면 일이 믿을 만하게 되고, 해로움 속에 이로움을 섞어 보면 근심을 풀 수 있다. 그러므로 제후를 굴복시키는 것은 해로움으로 하고, 제후를 부리는 것은 일로 하며, 제후를 달려오게 하는 것은 이익으로 한다.
故用兵之法,無恃其不來,恃吾有以待之;無恃其不攻,恃吾有所不可攻也。
그러므로 군대를 쓰는 법은 적이 오지 않으리라 믿지 말고 내가 기다릴 준비가 있음을 믿는 것이다. 적이 공격하지 않으리라 믿지 말고 내가 공격받을 수 없는 바가 있음을 믿는 것이다.
故將有五危:必死可殺,必生可虜,忿速可侮,廉潔可辱,愛民可煩;凡此五危,將之過也,用兵之災也。覆軍殺將,必以五危,不可不察也。
그러므로 장수에게는 다섯 가지 위험이 있다. 반드시 죽으려 하면 죽임을 당하고, 반드시 살려 하면 사로잡히며, 성급히 분노하면 모욕당하고, 지나치게 청렴하면 욕을 당하며, 백성을 사랑하면 번거롭게 당할 수 있다. 무릇 이 다섯 위험은 장수의 허물이고 군대를 쓰는 재앙이다. 군대가 뒤집히고 장수가 죽는 것은 반드시 이 다섯 위험 때문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해설
「九變」은 고정된 원칙에 갇히지 않는 판단을 말합니다. 길이 있어도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고, 명령이라도 받지 말아야 할 명령이 있습니다. 손자는 현장 판단과 변화 대응을 장수의 핵심 능력으로 봅니다.
부연
이 편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장수의 다섯 위험입니다. 용기, 생존 본능, 분노, 청렴, 애민은 모두 장점일 수 있지만 지나치면 약점이 됩니다. 전통 병법은 덕목도 균형을 잃으면 재앙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9. 行軍 행군 — 지형과 징후를 읽어라
孫子曰:凡處軍相敵:絕山依谷,視生處高,戰隆無登,此處山之軍也。絕水必遠水,客絕水而來,勿迎于水內,令半濟而擊之利。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군대를 머물게 하고 적을 살필 때, 산을 넘으면 골짜기에 의지하고, 살아날 곳을 보아 높은 곳에 자리 잡으며, 높은 곳에 오른 적과 싸우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산에서 군대를 두는 법이다. 물을 건너면 반드시 물에서 멀리 떨어지고, 적이 물을 건너오면 물속에서 맞이하지 말며, 반쯤 건넜을 때 치는 것이 이롭다.
欲戰者,無附于水而迎客,視生處高,無迎水流,此處水上之軍也。絕斥澤,惟亟去勿留,若交軍于斥澤之中,必依水草,而背眾樹,此處斥澤之軍也。
싸우고자 하는 자는 물에 붙어서 적을 맞이하지 말고, 살아날 곳을 보아 높은 곳에 자리 잡으며, 물의 흐름을 거슬러 맞이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물가에서 군대를 두는 법이다. 늪지대를 지나면 빨리 떠나고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 만약 늪 가운데에서 군대가 맞붙으면 반드시 물풀에 의지하고 많은 나무를 등져야 한다. 이것이 늪에서 군대를 두는 법이다.
平陸處易,右背高,前死後生,此處平陸之軍也。凡此四軍之利,黃帝之所以勝四帝也。
평지에서는 평탄한 곳에 자리 잡고, 오른쪽 뒤로 높은 곳을 등지며, 앞은 죽을 곳으로 하고 뒤는 살 곳으로 한다. 이것이 평지에서 군대를 두는 법이다. 무릇 이 네 가지 군대 배치의 이로움은 황제가 네 제왕을 이긴 까닭이다.
凡軍好高而惡下,貴陽而賤陰,養生處實,軍無百疾,是謂必勝。邱陵隄防,必處其陽,而右背之,此兵之利,地之助也。
무릇 군대는 높은 곳을 좋아하고 낮은 곳을 싫어하며, 양지를 귀하게 여기고 음지를 천하게 여긴다. 생명을 기르고 실한 곳에 자리 잡으면 군대에 온갖 병이 없으니 이것을 반드시 이긴다고 한다. 언덕과 둑에서는 반드시 양지에 자리 잡고 오른쪽 뒤로 등져야 하니, 이것이 군대의 이로움이고 땅의 도움이다.
上雨水沫至,欲涉者,待其定也。凡地有絕澗、天井、天牢、天羅、天陷、天隙,必亟去之,勿近也;吾遠之,敵近之;吾迎之,敵背之。
윗쪽에 비가 와서 물거품이 떠내려오면 건너려는 자는 물이 안정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무릇 땅에 끊어진 계곡, 천정, 천뢰, 천라, 천함, 천극 같은 곳이 있으면 반드시 빨리 떠나고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그것을 멀리하고 적은 가까이하게 하며, 나는 그것을 맞이하고 적은 등지게 해야 한다.
軍旁有險阻、潢井、蒹葭、林木、翳薈者,必謹覆索之,此伏姦之所也。
군대 곁에 험하고 막힌 곳, 웅덩이와 낮은 곳, 갈대와 풀, 숲과 우거진 곳이 있으면 반드시 삼가 되풀이해 수색해야 한다. 이것은 복병과 간사한 자가 있는 곳이다.
敵近而靜者,恃其險也。遠而挑戰者,欲人之進也。其所居易者,利也。眾樹動者,來也。眾草多障者,疑也。鳥起者,伏也。獸駭者,覆也。
적이 가까운데도 조용한 것은 그 험함을 믿기 때문이다. 멀리 있으면서 도전하는 것은 사람이 나아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가 쉬운 곳에 자리 잡은 것은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나무가 움직이면 적이 오는 것이고, 많은 풀이 가려져 있으면 의심스러운 것이다. 새가 날아오르면 복병이 있는 것이고, 짐승이 놀라면 덮치려는 것이다.
塵:高而銳者,車來也;卑而廣者,徒來也;散而條違者,樵採也;少而往來者,營軍也。
먼지를 보아 높고 뾰족하면 수레가 오는 것이고, 낮고 넓으면 보병이 오는 것이다. 흩어져 길게 퍼지면 나무를 하는 것이고, 적은 먼지가 오가면 진영을 치는 것이다.
辭卑而益備者,進也。辭強而進驅者,退也。輕車先出其側者,陣也。無約而請和者,謀也。奔走而陳兵者,期也。半進半退者,誘也。
말이 낮추어져 있는데 대비가 더해지는 것은 나아오려는 것이다. 말이 강하고 앞으로 몰아오는 것은 물러나려는 것이다. 가벼운 수레가 먼저 옆으로 나오면 진을 치려는 것이다. 약속도 없이 화친을 청하는 것은 꾀이다. 분주히 달리며 병사를 벌이면 기약한 싸움이고, 반쯤 나아가고 반쯤 물러나는 것은 유인이다.
仗而立者,飢也。汲而先飲者,渴也。見利而不進者,勞也。鳥集者,虛也。夜呼者,恐也。軍擾者,將不重也。旌旗動者,亂也。吏怒者,倦也。
무기에 기대어 서 있는 것은 굶주렸기 때문이고, 물을 길어 먼저 마시는 것은 목마르기 때문이다. 이익을 보고도 나아가지 않는 것은 피로하기 때문이다. 새가 모여드는 곳은 비어 있는 곳이고, 밤에 소리치는 것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군대가 소란한 것은 장수가 무겁지 못한 것이고, 깃발이 흔들리는 것은 어지러운 것이며, 관리가 성내는 것은 지친 것이다.
殺馬肉食者,軍無糧也。懸缶不返其舍者,窮寇也。諄諄翕翕,徐與人言者,失眾也。數賞者,窘也。數罰者,困也。先暴而後畏其眾者,不精之至也。來委謝者,欲休息也。兵怒而相迎,久而不合,又不相去,必謹察之。
말을 잡아 고기를 먹는 것은 군대에 식량이 없는 것이다. 솥을 걸어 두고 막사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궁지에 몰린 적이다. 조곤조곤하고 부드럽게 사람들과 말하는 것은 무리를 잃은 것이다. 자주 상을 주는 것은 궁색한 것이고, 자주 벌을 주는 것은 곤란한 것이다. 처음에는 사납다가 뒤에는 그 무리를 두려워하는 것은 정밀하지 못함의 극치이다. 와서 예물을 바치고 사과하는 것은 쉬고자 하는 것이다. 병사가 성내어 서로 맞서면서도 오래도록 싸우지 않고 또 떠나지도 않으면 반드시 삼가 살펴야 한다.
兵非貴益多,惟無武進,足以併力料敵取人而已。夫惟無慮而易敵者,必擒于人。
군대는 많아지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다만 무모하게 나아가지 않고, 힘을 합쳐 적을 헤아리고 사람을 취할 수 있으면 될 뿐이다. 생각 없이 적을 가볍게 여기는 자는 반드시 남에게 사로잡힌다.
卒未親附而罰之,則不服,不服則難用。卒已親附而罰不行,則不可用。故令之以文,齊之以武,是謂必取。令素行以教其民,則民服;令不素行以教其民,則民不服;令素行,與眾相得也。
병사가 아직 친하게 따르지 않는데 벌하면 복종하지 않고, 복종하지 않으면 쓰기 어렵다. 병사가 이미 친하게 따르는데도 벌이 시행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그러므로 문으로 명령하고 무로 가지런히 하는 것을 반드시 취한다고 한다. 평소에 명령이 시행되어 백성을 가르치면 백성이 복종하고, 평소에 명령이 시행되지 않았는데 백성을 가르치면 백성이 복종하지 않는다. 명령이 평소에 시행된다는 것은 무리와 서로 맞는 것이다.
해설
「行軍」은 관찰의 편입니다. 산, 물, 늪, 평지에서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하는지 말하고, 적의 말투와 먼지, 새와 짐승, 깃발과 병사의 태도에서 적의 상태를 읽는 법을 설명합니다.
부연
큰 전략도 작은 징후를 놓치면 무너집니다. 손자는 현장을 자세히 보는 눈을 중시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조직과 사람을 볼 때 겉말보다 표정, 움직임, 반복되는 신호를 읽는 감각이 중요합니다.
10. 地形 지형 — 조건을 모르면 용기도 무모함이 된다
孫子曰:地形有通者,有挂者,有支者,有隘者,有險者,有遠者。我可以往,彼可以來,曰通;通形者,先居高陽,利糧道以戰,則利。
손자가 말하였다. 지형에는 통하는 곳, 걸리는 곳, 버티는 곳, 좁은 곳, 험한 곳, 먼 곳이 있다. 내가 갈 수 있고 적도 올 수 있는 곳을 통이라 한다. 통하는 지형에서는 먼저 높고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고, 군량 길을 이롭게 하여 싸우면 이롭다.
可以往,難以返,曰挂;挂形者,敵無備,出而勝之,敵若有備,出而不勝,難以返,不利。
갈 수는 있으나 돌아오기 어려운 곳을 괘라 한다. 괘의 지형에서는 적이 대비하지 않았으면 나아가 이기되, 적이 만약 대비하고 있으면 나아가도 이기지 못하고 돌아오기 어려워 불리하다.
我出而不利,彼出而不利,曰支;支形者,敵雖利我,我無出也;引而去之,令敵半出而擊之,利。
내가 나가도 불리하고 적이 나와도 불리한 곳을 지라 한다. 지의 지형에서는 적이 나에게 이익을 보여도 나가지 말아야 한다. 끌어내어 떠나게 하고, 적이 반쯤 나왔을 때 치면 이롭다.
隘形者,我先居之,必盈以待敵;若敵先居之,盈而勿從,不盈而從之。險形者,我先居之,必居高陽以待敵;若敵先居之,引而去之,勿從也。
좁은 지형에서는 내가 먼저 차지했으면 반드시 가득 채워 적을 기다린다. 만약 적이 먼저 차지했으면 가득 차 있을 때는 따르지 말고, 가득 차 있지 않을 때 따른다. 험한 지형에서는 내가 먼저 차지했으면 반드시 높고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고 적을 기다린다. 만약 적이 먼저 차지했으면 이끌어 떠나게 하고 따르지 않는다.
遠形者,勢均,難以挑戰,戰而不利。凡此六者,地之道也,將之至任,不可不察也。
먼 지형에서는 형세가 같으면 도전하여 싸우기 어렵고, 싸워도 불리하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땅의 길이며 장수의 지극한 임무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故兵有走者,有弛者,有陷者,有崩者,有亂者,有北者;凡此六者,非天地之災,將之過也。
그러므로 군대에는 달아나는 것, 해이해지는 것, 빠지는 것, 무너지는 것, 어지러워지는 것, 패주하는 것이 있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하늘과 땅의 재앙이 아니라 장수의 허물이다.
夫勢均,以一擊十,曰走。卒強吏弱,曰弛。吏強卒弱,曰陷。大吏怒而不服,遇敵懟而自戰,將不知其能,曰崩。
형세가 같은데 하나로 열을 치는 것을 주라고 한다. 병사는 강하지만 관리가 약한 것을 이완이라 한다. 관리는 강하지만 병사가 약한 것을 함이라고 한다. 큰 관리가 성내며 복종하지 않고 적을 만나면 분노하여 스스로 싸우는데 장수가 그 능력을 알지 못하는 것을 붕괴라 한다.
將弱不嚴,教道不明,吏卒無常,陳兵縱橫,曰亂。將不能料敵,以少合眾,以弱擊強,兵無選鋒,曰北。凡此六者,敗之道也。將之至任,不可不察也。
장수가 약하고 엄하지 않으며 가르치는 길이 분명하지 않고 관리와 병사에게 일정함이 없어 진을 치는 것이 제멋대로인 것을 난이라 한다. 장수가 적을 헤아리지 못해 적은 것으로 많은 것에 맞서고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치며, 군대에 선봉을 가려 뽑음이 없는 것을 북이라 한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패배의 길이다. 장수의 지극한 임무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夫地形者,兵之助也。料敵制勝,計險阨遠近,上將之道也。知此而用戰者,必勝;不知此而用戰者必敗。
무릇 지형은 군대의 도움이다. 적을 헤아려 승리를 만들고, 험함과 막힘과 멀고 가까움을 계산하는 것이 윗장수의 길이다. 이것을 알고 전쟁을 쓰는 자는 반드시 이기고, 이것을 알지 못하고 전쟁을 쓰는 자는 반드시 진다.
故戰道必勝;主曰:無戰;必戰可也。戰道不勝,主曰必戰,無戰可也。故進不求名,退不避罪,唯民是保,而利于主,國之寶也。
그러므로 싸움의 길이 반드시 이기는 것이라면 군주가 싸우지 말라고 해도 반드시 싸워도 된다. 싸움의 길이 이기지 못하는 것이라면 군주가 반드시 싸우라고 해도 싸우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나아가도 명예를 구하지 않고, 물러나도 죄를 피하지 않으며, 오직 백성을 보전하고 군주에게 이롭게 하는 자가 나라의 보배이다.
視卒如嬰兒,故可與之赴深谿;視卒如愛子,故可與之俱死。厚而不能使,愛而不能令,亂而不能治,譬若驕子,不可用也。
병사를 어린아이처럼 보므로 함께 깊은 계곡에 나아갈 수 있고, 병사를 사랑하는 자식처럼 보므로 함께 죽을 수 있다. 그러나 후하게 대하면서 부리지 못하고, 사랑하면서 명령하지 못하며, 어지러워도 다스리지 못하면 비유하자면 버릇없는 자식과 같아서 쓸 수 없다.
知吾卒之可以擊,而不知敵之不可擊,勝之半也;知敵之可擊,而不知吾卒之不可擊,勝之半也。知敵之可擊,知吾卒之可以擊,而不知地形之不可以戰,勝之半也。
우리 병사가 칠 수 있음을 알면서 적이 칠 수 없는 대상임을 알지 못하면 승리는 절반이다. 적이 칠 수 있음을 알면서 우리 병사가 칠 수 없음을 알지 못해도 승리는 절반이다. 적이 칠 수 있고 우리 병사가 칠 수 있음을 알아도 지형이 싸울 수 없는 곳임을 알지 못하면 승리는 절반이다.
故知兵者,動而不迷,舉而不窮。故曰:知彼知己,勝乃不殆;知天知地,勝乃可全。
그러므로 군대를 아는 자는 움직여도 미혹되지 않고, 행동해도 궁하지 않다. 그러므로 말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승리가 위태롭지 않고, 하늘을 알고 땅을 알면 승리를 온전히 할 수 있다.
해설
「地形」은 전쟁에서 조건을 읽는 법입니다. 통, 괘, 지, 애, 험, 원이라는 여섯 지형은 모두 다른 대응을 요구합니다. 손자는 패배의 상당 부분을 하늘과 땅의 탓이 아니라 장수의 판단 착오로 봅니다.
부연
이 편에서 가장 무거운 말은 “나아가도 명예를 구하지 않고, 물러나도 죄를 피하지 않는다”입니다. 책임 있는 사람은 체면보다 백성과 조직의 생존을 먼저 봅니다. 용기만 있고 조건을 모르면 무모함이 됩니다.
11. 九地 구지 — 사람은 처한 자리마다 다르게 움직인다
孫子曰:用兵之法,有散地,有輕地,有爭地,有交地,有衢地,有重地,有圮地,有圍地,有死地。
손자가 말하였다. 군대를 쓰는 법에는 산지, 경지, 쟁지, 교지, 구지, 중지, 피지, 위지, 사지가 있다.
諸侯自戰其地者,為散地。入人之地而不深者,為輕地。我得則利,彼得亦利者,為爭地。我可以往,彼可以來者,為交地。
제후가 자기 땅에서 싸우는 곳을 산지라 한다. 남의 땅에 들어갔으나 깊지 않은 곳을 경지라 한다. 내가 얻어도 이롭고 적이 얻어도 이로운 곳을 쟁지라 한다. 내가 갈 수 있고 적도 올 수 있는 곳을 교지라 한다.
諸侯之地三屬,先至而得天下之眾者,為衢地。入人之地深,背城邑多者,為重地。山林、險阻、沮澤,凡難行之道者,為圮地。
제후의 땅이 셋으로 이어져 먼저 이르면 천하의 무리를 얻는 곳을 구지라 한다. 남의 땅 깊이 들어가 등진 성읍이 많은 곳을 중지라 한다. 산림, 험하고 막힌 곳, 늪처럼 다니기 어려운 길을 피지라 한다.
所由入者隘,所從歸者迂,彼寡可以擊吾之眾者,為圍地。疾戰則存,不疾戰則亡者,為死地。是故散地則無戰,輕地則無止,爭地則無攻,交地則無絕,衢地則合交,重地則掠,圮地則行,圍地則謀,死地則戰。
들어온 길은 좁고 돌아갈 길은 멀어, 적은 적은 수로 우리의 많은 군대를 칠 수 있는 곳을 위지라 한다. 빨리 싸우면 살고 빨리 싸우지 않으면 망하는 곳을 사지라 한다. 그러므로 산지에서는 싸우지 않고, 경지에서는 멈추지 않으며, 쟁지에서는 공격하지 않고, 교지에서는 끊어지지 않으며, 구지에서는 외교를 합하고, 중지에서는 약탈하며, 피지에서는 지나가고, 위지에서는 꾀하며, 사지에서는 싸운다.
古之所謂善用兵者,能使敵人前後不相及,眾寡不相恃,貴賤不相救,上下不相收,卒離而不集,兵合而不齊。合于利而動,不合于利而止。
옛날에 이른바 군대를 잘 쓰는 자는 적의 앞뒤가 서로 미치지 못하게 하고, 많고 적음이 서로 의지하지 못하게 하며, 귀한 자와 천한 자가 서로 구하지 못하게 하고, 위아래가 서로 거두지 못하게 하며, 병사가 흩어져도 모이지 못하게 하고, 군대가 합해도 가지런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익에 맞으면 움직이고, 이익에 맞지 않으면 멈추었다.
敢問:「敵眾整而將來,待之若何?」曰:「先奪其所愛,則聽矣;兵之情主速,乘人之不及,由不虞之道,攻其所不戒也。」
감히 묻기를, 적의 무리가 정돈되어 장차 온다면 어떻게 기다려야 합니까 하였다. 대답하기를, 먼저 그가 아끼는 것을 빼앗으면 따르게 된다. 군대의 실정은 빠름을 주로 하니, 남이 미치지 못함을 타고, 예측하지 못한 길로 가며, 그가 경계하지 않는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하였다.
凡為客之道,深入則專,主人不克,掠于饒野,三軍足食,謹養而無勞,併氣積力,運兵計謀,為不可測,投之無所往,死且不北,死焉不得,士人盡力。
무릇 객군이 되는 길은 깊이 들어가면 전일해지고, 주인은 이기지 못한다. 풍요로운 들에서 약탈하여 삼군의 먹을 것을 넉넉하게 하고, 조심하여 길러 피로하지 않게 하며, 기세를 합하고 힘을 쌓고, 군대를 운용하고 계책을 써서 헤아릴 수 없게 한다. 갈 곳 없는 곳에 던져 넣으면 죽어도 패주하지 않고, 죽음마저 얻을 수 없게 되면 병사들이 힘을 다한다.
兵士甚陷則不懼,無所往則固,深入則拘,不得已則鬥。是故,其兵不修而戒,不求而得,不約而親,不令而信,禁祥去疑,至死無所之。
병사는 깊이 빠지면 두려워하지 않고, 갈 곳이 없으면 굳세지며, 깊이 들어가면 묶이고, 부득이하면 싸운다. 이 때문에 그 군대는 다스리지 않아도 경계하고, 구하지 않아도 얻으며, 약속하지 않아도 친해지고, 명령하지 않아도 믿는다. 상서로움을 금하고 의심을 없애 죽음에 이르러도 갈 곳이 없게 한다.
吾士無餘財,非惡貨也;無餘命,非惡壽也。令發之日,士卒坐者涕沾襟,偃臥者涕交頤,投之無所往,則諸劌之勇也。
우리 병사에게 남은 재물이 없는 것은 재물을 싫어해서가 아니고, 남은 목숨이 없는 것은 오래 사는 것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명령이 내려지는 날 앉아 있는 병사는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누워 있는 병사는 눈물이 턱을 타고 흐른다. 그러나 갈 곳 없는 곳에 던져 넣으면 전제와 조귀 같은 용기를 낸다.
故善用兵者,譬如率然;率然者,常山之蛇也,擊其首,則尾至,擊其尾,則首至,擊其中,則首尾俱至。
그러므로 군대를 잘 쓰는 자는 비유하자면 솔연과 같다. 솔연은 상산의 뱀이다. 그 머리를 치면 꼬리가 이르고, 그 꼬리를 치면 머리가 이르며, 그 가운데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함께 이른다.
敢問:「兵可使如率然乎?」曰:「可。」夫吳人與越人相惡也,當其同舟濟而遇風,其相救也如左右手。
감히 묻기를, 군대를 솔연처럼 만들 수 있습니까 하였다. 대답하기를, 가능하다. 무릇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하지만, 같은 배를 타고 건너다가 바람을 만나면 서로 구하기를 좌우의 손처럼 한다.
是故,方馬埋輪,未足恃也,齊勇若一,政之道也;剛柔皆得,地之理也。故善用兵者,攜手若使一人,不得已也。
그러므로 말을 묶고 수레바퀴를 묻는 것만으로는 믿기에 부족하다. 용기를 가지런히 하여 하나처럼 만드는 것이 정치의 길이고, 굳셈과 부드러움을 모두 얻게 하는 것이 땅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군대를 잘 쓰는 자는 손을 잡은 듯 한 사람을 부리듯 하니, 부득이함 때문인 것이다.
將軍之事,靜以幽,正以治,能愚士卒之耳目,使之無知。易其事,革其謀,使人無識,易其居,迂其途,使人不得慮。
장군의 일은 고요하고 그윽하며, 바르고 다스려지는 것이다. 병사의 귀와 눈을 어리석게 하여 알지 못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바꾸고 그 계책을 고쳐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며, 그 거처를 바꾸고 그 길을 우회하게 하여 사람들이 헤아리지 못하게 한다.
帥與之期,如登高而去其梯,帥與之深,入諸侯之地而發其機。若驅群羊,驅而往,驅而來,莫知所之。聚三軍之眾,投之于險,此將軍之事也。九地之變,屈伸之利,人情之理,不可不察也。
장수가 병사와 기약하는 것은 높은 곳에 오르게 하고 사다리를 치우는 것과 같고, 장수가 함께 깊이 들어가는 것은 제후의 땅에 들어가 그 기틀을 발동하는 것과 같다. 양 떼를 몰듯이 몰아 가고 몰아 오되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게 한다. 삼군의 무리를 모아 험한 곳에 던져 넣는 것이 장군의 일이다. 아홉 땅의 변화, 굽히고 펴는 이익, 사람 마음의 이치는 살피지 않을 수 없다.
凡為客之道,深則專,淺則散;去國越境而師者,絕地也;四達者,衢地也;入深者,重地也;入淺者,輕地也;背固前隘者,圍地也;無所往者,死地也。
무릇 객군이 되는 길은 깊으면 전일하고 얕으면 흩어진다. 나라를 떠나 국경을 넘어 군대가 간 곳은 절지이고, 사방으로 통하는 곳은 구지이며, 깊이 들어간 곳은 중지이고, 얕게 들어간 곳은 경지이다. 뒤가 굳고 앞이 좁은 곳은 위지이고, 갈 곳이 없는 곳은 사지이다.
是故散地吾將一其志,輕地吾將使之屬,爭地吾將趨其後,交地吾將謹其守,衢地吾將固其結,重地吾將繼其食,圮地吾將進其途,圍地吾將塞其闕,死地吾將示之以不活。
그러므로 산지에서는 내가 그 뜻을 하나로 만들고, 경지에서는 그들을 이어지게 하며, 쟁지에서는 그 뒤로 달려가고, 교지에서는 그 지킴을 삼가며, 구지에서는 그 맺음을 굳게 하고, 중지에서는 그 식량을 이어 주며, 피지에서는 그 길을 나아가게 하고, 위지에서는 그 빈틈을 막으며, 사지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음을 보인다.
故兵之情,圍則禦,不得已則鬥,逼則從。
그러므로 병사의 실정은 포위되면 막고, 부득이하면 싸우며, 몰리면 따른다.
是故不知諸侯之謀者,不能預交,不知山林險阻沮澤之形者,不能行軍,不用鄉導者,不能得地利,此三者不知一,非霸王之兵也。
그러므로 제후의 꾀를 알지 못하는 자는 미리 외교할 수 없고, 산림과 험한 곳과 늪의 형세를 알지 못하는 자는 행군할 수 없으며, 길잡이를 쓰지 않는 자는 땅의 이익을 얻을 수 없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알지 못하면 패왕의 군대가 아니다.
夫霸王之兵,伐大國則其眾不得聚,威加于敵,則其交不得合。是故不爭天下之交,不養天下之權,信己之私,威加于敵,故其城可拔,其國可墮。
무릇 패왕의 군대는 큰 나라를 치면 그 무리가 모이지 못하게 하고, 위엄이 적에게 가해지면 그 외교가 합쳐지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천하의 외교를 다투지 않고 천하의 권세를 기르지 않아도 자기의 사사로운 힘을 믿고 위엄을 적에게 더하니, 그 성을 뺄 수 있고 그 나라를 무너뜨릴 수 있다.
施無法之賞,懸無政之令,犯三軍之眾,若使一人。犯之以事,勿告以言;犯之以利,勿告以害;投之亡地然後存,陷之死地然後生。
법에 없는 상을 베풀고 정해진 정사에 없는 명령을 내걸며, 삼군의 무리를 움직이기를 한 사람을 부리듯 한다. 일로써 움직이되 말로 알리지 말고, 이익으로써 움직이되 해로움을 알리지 않는다. 망할 땅에 던져 넣은 뒤에야 보존되고, 죽을 땅에 빠뜨린 뒤에야 살아난다.
夫眾陷于害,然後能為勝敗,故為兵之事,在于順詳敵之意,併力一向,千里殺將,是謂巧能成事。
무릇 무리가 해로움에 빠진 뒤에야 승패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군대의 일은 적의 뜻을 자세히 따라 살피고, 힘을 합쳐 한 방향으로 나아가며, 천 리 밖에서 장수를 죽이는 데 있으니, 이것을 교묘하게 일을 이룬다고 한다.
是故政舉之日,夷關折符,無通其使,厲于廊廟之上,以誅其事,敵人開闔,必亟入之。先其所愛,微與之期,賤墨隨敵,以決戰爭。是故始如處女,敵人開戶,後如脫兔,敵不及拒。
그러므로 정사가 일어나는 날에는 관문을 막고 부절을 끊어 그 사신이 통하지 못하게 하며, 조정 위에서 엄하게 하여 그 일을 다스린다. 적이 열고 닫는 틈이 있으면 반드시 빨리 들어간다. 그가 아끼는 것을 먼저 차지하고 은밀히 기약하며, 조용히 적을 따라 전쟁을 결판낸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처녀처럼 조용하여 적이 문을 열게 하고, 뒤에는 달아나는 토끼처럼 빨라 적이 막지 못하게 한다.
해설
「九地」는 전장의 위치가 병사의 마음과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합니다. 같은 병사라도 자기 땅에 있을 때, 적지 깊숙이 들어갔을 때, 포위되었을 때, 죽을 곳에 몰렸을 때의 마음은 다릅니다.
부연
손자는 인간을 단순히 명령으로만 움직이는 존재로 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놓인 자리, 물러날 길, 잃을 것과 지킬 것이 행동을 바꿉니다. 이 편은 전쟁의 지리이면서 동시에 인간 심리의 지리입니다.
12. 火攻 화공 — 분노로 움직이지 말고 이익으로 움직여라
孫子曰:凡火攻有五:一曰火人,二曰火積,三曰火輜,四曰火庫,五曰火隊。行火必有因,煙火必素具。發火有時,起火有日。時者,天之燥也。日者,月在箕壁翼軫也。凡此四宿者,風起之日也。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화공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사람을 불사르는 것이고, 둘째는 쌓아 둔 것을 불사르는 것이며, 셋째는 치중을 불사르는 것이고, 넷째는 창고를 불사르는 것이며, 다섯째는 부대를 불사르는 것이다. 불을 쓰려면 반드시 원인이 있어야 하고, 불붙일 도구는 평소에 갖추어야 한다. 불을 낼 때가 있고 불을 일으킬 날이 있다. 때란 하늘이 마른 때이고, 날이란 달이 기, 벽, 익, 진에 있는 때이다. 무릇 이 네 별자리는 바람이 일어나는 날이다.
凡火攻,必因五火之變而應之,火發于內,則早應之于外。火發而其兵靜者,待而勿攻。極其火力,可從而從之,不可從而止。
무릇 화공은 반드시 다섯 가지 불의 변화에 따라 응해야 한다. 불이 안에서 일어나면 밖에서 빨리 응해야 한다. 불이 일어났는데 그 병사가 조용하면 기다리고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불의 힘이 극에 이르면 따를 수 있으면 따르고, 따를 수 없으면 멈춘다.
火可發于外,無待于內,以時發之。火發上風,無攻下風,晝風久,夜風止。凡軍必知五火之變,以數守之。故以火佐攻者明,以水佐攻者強,水可以絕,不可以奪。
불은 밖에서 낼 수 있으면 안을 기다리지 말고 때에 맞추어 낸다. 불이 바람 위쪽에서 일어나면 바람 아래쪽을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낮바람은 오래가고 밤바람은 멎는다. 무릇 군대는 반드시 다섯 가지 불의 변화를 알고 수로 지켜야 한다. 그러므로 불로 공격을 돕는 자는 밝고, 물로 공격을 돕는 자는 강하다. 물은 끊을 수는 있어도 빼앗을 수는 없다.
夫戰勝攻取,而不修其攻者凶,命曰費留。故曰:明主慮之,良將修之,非利不動,非得不用,非危不戰。
무릇 싸워 이기고 공격하여 취하고도 그 공을 닦지 않는 자는 흉하니, 이를 일러 비용만 머문다고 한다. 그러므로 밝은 군주는 그것을 깊이 생각하고 훌륭한 장수는 그것을 닦는다. 이익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고, 얻을 것이 아니면 쓰지 않으며, 위태롭지 않으면 싸우지 않는다.
主不可以怒而興師,將不可以慍而致戰;合于利而動,不合于利而止。怒可以復喜,慍可以復悅,亡國不可以復存,死者不可以復生。故明君慎之,良將警之,此安國全軍之道也。
군주는 분노로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는 성냄으로 전쟁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 이익에 맞으면 움직이고, 이익에 맞지 않으면 멈춘다. 분노는 다시 기쁨으로 돌아갈 수 있고, 성냄은 다시 즐거움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망한 나라는 다시 보존될 수 없고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 그러므로 밝은 군주는 삼가고 훌륭한 장수는 경계한다. 이것이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군대를 온전히 하는 길이다.
해설
「火攻」은 불을 이용한 공격법을 다루지만, 단순한 기술 편이 아닙니다. 마지막에 손자는 군주와 장수가 분노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전쟁은 감정이 아니라 이익과 필요에 맞아야 합니다.
부연
이 편의 무게는 절제에 있습니다.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 풀릴 수 있지만, 망한 나라는 돌아오지 않고 죽은 사람은 살아나지 않습니다. 강한 수단을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13. 用間 용간 — 정보 없는 결단은 무책임하다
孫子曰:凡興師十萬,出征千里,百姓之費,公家之奉,日費千金,內外騷動,怠于道路,不得操事者,七十萬家,相守數年,以爭一日之勝,而愛爵祿百金,不知敵之情者,不仁之至也,非人之將也,非主之佐也,非勝之主也。
손자가 말하였다. 무릇 군사 십만을 일으켜 천 리 밖으로 출정하면, 백성의 비용과 공가의 봉양이 날마다 천금이고, 안팎이 소란하며, 길에서 지치고 일을 할 수 없는 집이 칠십만에 이른다. 여러 해 서로 지키며 하루의 승리를 다투면서도 작위와 녹봉과 백금을 아껴 적의 실정을 알지 못한다면, 이는 어질지 못함의 극치이다. 그런 사람은 사람의 장수가 아니고, 군주의 보좌가 아니며, 승리의 주인이 아니다.
故明君賢將,所以動而勝人,成功出于眾者,先知也;先知者,不可取于鬼神,不可象于事,不可驗于度;必取于人,知敵之情者也。
그러므로 밝은 군주와 어진 장수가 움직여 남을 이기고, 공을 이루어 무리보다 뛰어나는 까닭은 미리 알기 때문이다. 미리 아는 것은 귀신에게서 취할 수 없고, 일에 견주어 알 수 없으며, 헤아림으로 시험할 수 없다. 반드시 사람에게서 취해야 하니, 적의 실정을 아는 자에게서 얻는 것이다.
故用間有五:有鄉間、有內間、有反間、有死間、有生間。五間俱起,莫知其道,是謂神紀,人君之寶也。
그러므로 간첩을 쓰는 데는 다섯 가지가 있다. 향간, 내간, 반간, 사간, 생간이 있다. 다섯 간첩이 함께 일어나면 그 길을 알 수 없으니, 이를 신묘한 벼리라 하고 임금의 보배라 한다.
鄉間者,因其鄉人而用之。內間者,因其官人而用之。反間者,因其敵間而用之。死間者,為誑事于外,令吾間知之,而傳于敵。生間者,反報也。
향간이란 그 고장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다. 내간이란 그 관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반간이란 적의 간첩을 이용하는 것이다. 사간이란 밖에서 속이는 일을 만들어 우리 간첩이 알게 하고 적에게 전하게 하는 것이다. 생간이란 돌아와 보고하는 자이다.
故三軍之事,親莫親于間,賞莫厚于間,事莫密于間,非聖智不能用間,非仁義不能使間,非微妙不能得間之實。微哉,微哉,無所不用間也。間事未發而先聞者,間與所告者皆死。
그러므로 삼군의 일에서 가까움은 간첩보다 가까운 것이 없고, 상은 간첩보다 두터운 것이 없으며, 일은 간첩보다 은밀한 것이 없다. 성스러운 지혜가 아니면 간첩을 쓸 수 없고, 인의가 아니면 간첩을 부릴 수 없으며, 미묘함이 아니면 간첩의 실정을 얻을 수 없다. 미묘하고 또 미묘하여 간첩을 쓰지 않는 곳이 없다. 간첩의 일이 드러나기 전에 먼저 알려지면, 간첩과 그것을 말한 자는 모두 죽는다.
凡軍之所欲擊,城之所欲攻,人之所欲殺;必先知其守將,左右,謁者,門者,舍人之姓名,令吾間必索知之。
무릇 군대가 치려는 곳, 성이 공격하려는 곳, 사람이 죽이려는 대상에 대해서는 반드시 먼저 그 수비 장수와 좌우 사람, 알현을 맡은 자, 문지기, 측근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 우리 간첩으로 하여금 반드시 찾아 알게 해야 한다.
必索敵間之來間我者,因而利之,導而舍之,故反間可得而使也。
반드시 우리를 염탐하러 온 적의 간첩을 찾아내어, 그에게 이익을 주고 이끌어 머무르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반간을 얻어 쓸 수 있다.
因是而知之,故鄉間內間可得而使也;因是而知之,故死間為誑事,可使告敵;因是而知之,故生間可使如期。五間之事,主必知之,知之必在于反間,故反間不可不厚也。
이로 인하여 알게 되므로 향간과 내간을 얻어 쓸 수 있다. 이로 인하여 알게 되므로 사간이 속이는 일을 만들어 적에게 알리게 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알게 되므로 생간이 기약대로 오게 할 수 있다. 다섯 간첩의 일은 군주가 반드시 알아야 하며, 그것을 아는 것은 반드시 반간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반간을 후하게 대하지 않을 수 없다.
昔殷之興也,伊摯在夏。周之興也,呂牙在殷。故明君賢將,能以上智為間者,必成大功,此兵之要,三軍之所恃而動也。
옛날 은나라가 일어날 때 이지가 하나라에 있었고, 주나라가 일어날 때 여아가 은나라에 있었다. 그러므로 밝은 군주와 어진 장수가 높은 지혜를 가진 이를 간첩으로 삼을 수 있으면 반드시 큰 공을 이룬다. 이것이 군대의 요체이며 삼군이 의지하여 움직이는 것이다.
해설
「用間」은 정보의 편입니다. 손자는 전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작은 보상을 아껴 적의 실정을 모른다면 어질지 못한 일이라고 봅니다. 승리는 귀신이나 추측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얻은 정확한 정보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부연
『손자병법』이 마지막을 정보로 끝낸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전체의 결론은 용맹이 아니라 판단입니다. 판단은 정보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백성과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입니다.
참고 기준 : 한자 원문은 판본에 따라 일부 글자와 구두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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